통신 서비스는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용자는 속도와 안정성을 체감하지만, 그 경험이 어느 브랜드에서 비롯됐는지는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업종에서 제품 디자인은 단순한 외형을 넘어 무형의 서비스를 손에 잡히는 브랜드 경험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SK브로드밴드의 기가 와이파이 7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공유기를 기술 장비처럼 숨기게 만드는 대신 집 안에 자연스럽게 놓을 수 있는 생활 오브제로 바꾸고, 제품 하나를 넘어 향후 디바이스에 적용할 새로운 프로덕트 아이덴티티의 기준을 제안했다.

1. 보이지 않는 서비스일수록 물리적인 얼굴이 필요하다
와이파이는 생활 인프라에 가깝다. 연결이 원활할 때는 존재를 의식하지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즉시 불편을 느낀다. 통신사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이 자사의 기술 철학을 일상에서 체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공유기와 셋톱박스 같은 디바이스는 이때 중요한 접점이 된다. 사용자는 네트워크 기술 그 자체를 볼 수 없지만 제품의 형태, 설치 방식, 조작 경험을 통해 브랜드가 기술을 어떤 태도로 다루는지 판단한다. 기가 와이파이 7은 통신 장비를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다시 정의했다.
2. 숨기는 기기에서 드러내는 오브제로
기존 공유기는 인테리어를 해치는 기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자는 TV 뒤나 수납장 안에 기기를 숨겼고, 이는 오히려 신호 전달과 발열 관리에 불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심미적 불편이 기능 저하로 이어진 셈이다.
새 제품은 ‘드러내고 싶은 공유기’를 목표로 정사각형 판과 간결한 L자형 구조를 사용했다. 복잡한 안테나를 외부로 노출하지 않고 판 내부에 통합해 집 안의 다른 오브제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했다. 보여도 괜찮은 형태를 만드는 일이 곧 성능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이 됐다.

3. 좋은 형태는 기능의 논리에서 시작된다
기가 와이파이 7의 조형은 장식적인 미니멀리즘이 아니다. 안테나는 신호 효율에 적합한 각도로 고정한 뒤 판 안에 배치했고, 노트북에서 사용하는 프리스톱 힌지를 적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에서 제품을 멈출 수 있게 했다.
기본 상태에서는 테이블 위에 세워 사용할 수 있고, 펼치면 벽걸이 TV나 이동형 스크린 후면에 부착할 수 있다. 하나의 구조가 다양한 주거 환경과 설치 조건을 대응한다. 형태의 단순함이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용 방식을 넓히는 사례다.
좋은 제품 디자인은 기술을 감추는 일이 아니라, 기술의 원리를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정리하는 일이다.
4. 제품의 신뢰는 작은 사용 경험에서 완성된다
공유기는 장시간 작동하며 열을 발생시키는 장비다. 제품 표면의 벤틸레이션 홀은 별도의 냉각 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공기 흐름으로 발열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기능을 위해 추가된 요소가 제품의 전체 패턴과 조화를 이루며 시각적 질서가 됐다.
랜선 연결 여부를 알려주는 LED도 직접적인 빛 대신 간접 조명 방식으로 처리해 눈부심을 낮췄다. 사용자는 별도의 설명 없이 상태를 인지할 수 있고, 제품은 어두운 실내에서도 지나치게 기술적인 인상을 만들지 않는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이런 작고 반복되는 경험에서 축적된다.

5. 차가운 기술에 촉감과 선택권을 더하다
플리츠마마와 함께 만든 패브릭 커버는 전자기기의 차가운 물성을 생활 공간의 언어로 바꾸는 장치다. 재활용 페트병 기반 원단에 패턴과 그레이디언트 컬러를 적용해 사용자가 자신의 공간에 맞는 표정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커버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다. 단단한 플라스틱 장비에 직물의 촉감을 더해 제품을 가구와 패브릭 사이의 오브제로 확장한다. 원단의 낭비를 줄이는 제작 방식까지 연결하면서 친환경 메시지를 제품 경험 안에 포함시켰다.


6. 브랜드가 배울 수 있는 점
기가 와이파이 7은 제품 하나를 예쁘게 바꾼 프로젝트보다 넓은 의미를 가진다. 공유기, 셋톱박스와 같은 디바이스가 앞으로 어떤 형태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기준을 만들고, 기업의 새로운 비전을 고객이 만질 수 있는 경험으로 바꿨다.
서비스 기업이 브랜드를 강화하려면 로고와 광고만 반복해서는 부족하다. 고객이 실제로 접촉하는 기기, 인터페이스, 설치 과정과 유지 경험까지 같은 철학으로 설계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일수록 가장 평범한 접점의 완성도가 브랜드를 선명하게 만든다.
이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핵심은 기술을 과시하는 것보다 기술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좋은 디자인은 기능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기업이 지향하는 미래를 사용자의 생활 풍경 안에 남긴다.
월간 〈디자인〉, 「보이지 않는 브랜드 가치의 시각화, SK브로드밴드 기가 와이파이 7」를 참고해 WAVELAB의 관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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